안녕하세요 오늘도 Dong입니다.
쉐퍼튼을 떠나는 날까지 2주 정도가 남았습니다. 떠나기 전에 이 곳에 맛있는 음식을 하나라도 더 접해보려고 노력중입니다. 오늘도 역시 구글에 맛집을 검색해봤습니다.
오늘 가본 식당의 구글 별점은 108개의 적지않은 리뷰가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별점 4.9개를 받은 케밥 가게입니다.
만점에 가까운 별점을 가진 곳이라 처음부터 기대치가 높아졌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저는 음식에 관해서는 아는만큼 그 음식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케밥에대해 아는게 별로 없었습니다. 얕게 알아본 결과 케밥은 중동지역에서 기원한 음식이고 그 어원의 뜻은 '익히다' 또는 '굽다' 정도의 우리말로 번역될 수 있겠습니다. 초기 케밥은 양고기를 잘게 썰어서 꼬챙이에 끼워 먹는 음식이였습니다. 중동지역에서 고기를 꼬챙이(skewer)에 꽂아 익혀 먹는 요리기술이 발달할 수 있었다는 데에 대한 재밌는 가설 하나가 있습니다.
큰 덩어리의 고기를 다 구워내기 위해서는 큰 불이 필요했고 큰 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장작이 필요했습니다. 산림지역이 많은 유럽지역은 장작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목재가 충분했고 그래서 큰덩어리의 고기를 구워내는 '로스트'나 '스테이크'등의 음식이 발달하는 반면, 건조한 사막기후가 주를 이루는 중동지역에서는 그 정도의 장작을 구할 수 없었기때문에 작은 단위의 고기를 익혀먹는 요리 기법이 발달했다고 합니다. 재밌네요.
시간이 흘러 케밥도 다양한 인종에게 전파되고 그 모습도 다양해집니다. 이 집을 운영하는 두 부부는 알바니아에서 건너온 이민자 입니다. 케밥도 생소한데 알바니아라는 나라도 저에게는 너무 생소했습니다. 알바니아는 지중해 지역에 있는 그리스 바로 위에 위치한 남유럽 국가중 하나인데요. 신기하게도 국토 면적 287만 헥타르에 인구 287만이 살고 있다는 네이버 정보가 있네요. 물론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겠지만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1억 제곱미터안에 사람 한명이 살고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네요. 또 하나의 특징은 알바니아 사람들의 50프로 이상이 이슬람교 신자라는 사실입니다. 지중해 문화와 이슬람 문화의 만남은 어떤 재미를 가진 요리를 선사해 줄지 기대감을 갖고 가게로 향해봅니다.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터잡고 있었을 것 같은 기분을 주는 담쟁이 덩쿨들이 치렁치렁 벽에 걸려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오픈시간이 되자마자 들어갔기 때문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막바지 오픈 준비를 한참 하고 있는듯 보였습니다. 가게 안쪽에서 우리를 잠시 바라보더니 하던일을 마치고 주문을 받으러 느긋하게 걸어오시네요.
메뉴별로 가격이 책정되있는 것이아니라 각각의 접시와 팩이 크기별로 가격이 책정되어있습니다. 저희는 16달러 플레이트 하나와 18달러 플레이트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접시와 팩 사이즈를 고른 후에 아주머니에게 원하는 메뉴를 말하면 (마치 베스킨라빈스에서 컵 사이즈를 선택 한 후 아이스크림메뉴를 주문 하듯) 알맞은 양을 퍼담아 주십니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선택하기 힘들었습니다. 몇가지 선택해야한다는 제한은 없습니다. 다먹고 싶으면 다 말씀하셔도 됩니다. 대신 각 메뉴의 포션은 작아지겠지요.
저희가 주문한 메뉴입니다. 제가 평소 알고있던 케밥과는 다른 개념의 케밥입니다. 케밥이라고 하면 보통 얇은 고기가 기다란 쇠고챙이에 켜켜히 쌓여 탑을 이루고 회전하며 익고 있고 주문과 동시에 기다란 칼로 비스듬히 고기를 썰어 빵애 얹어주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알아보니 그 것은 여러 케밥의 종류중 되뇌르 케밥이라고 불리는 케밥이더군요. 사실 쉬쉬케밥도 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구운 음식입니다. 하지만 호주에서 케밥또는 쉬쉬케밥이라는 이름은 매우 여러 음식에 붙는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음식을 한 접시에 담는 것이 오랜만에 뷔페에 와서 먹는 것 같았습니다. 양도 매우 푸짐합니다.
하지만..
알바니아 음식이라고 해서 굉장히 특별할 까 싶었습니다만 호주 사람들 입맛에 맞추려는 노력을 한 것인지 개인적으로 알바니아만의 특별함이라고 할만한 특징을 찾지 못했습니다. 간을 잘 맞춘 음식이였고 재료의 수분을 잃지 않고 오버쿡 되지 않은 조리 실력은 인정할 만한 집이였습니다. 음식의 전체적인 스타일과 여러 향신료의 쓰임으로 봐서 중동과 지중해 사이 어느 지점에 있는 느낌이 들었던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게 알바니아스러운 음식이 맞는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허허. 아마도 제가 현지음식을 경험해 본적도 없고 생소한 음식에대한 기대와 환상이 너무 컸기때문에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당수의 메뉴가 닭고기를 메인으로 한 요리라는 것도 한가지 아쉬운점입니다. 닭고기 외에는 소고기가 쓰였는데 소고기가 쓰인 음식으로는 비프롤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롤은 2달러 추가비용 있습니다.) 한국 음식을 예로 들자면 닭백숙, 안동찜닭, 닭도리탕, 양념치킨, 치킨까스를 한접시에 먹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여러가지 소스를 사용했지만 먹는 내내 음식이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한 것만큼의 특별한 경험은 아니였지만 간헐적 단식을 하는 터라 긴시간의 공복을 이겨내고 먹은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이 좋았습니다.
오늘 쉐파튼의 날씨는 흐림입니다. 내일은 맑은 쉐파튼을 기대하며
다음에도 맛있는 호주를 음탐해보겠습니다.
안녕.
(다음 글은 이 집의 디저트 두 종류를 소개하겠습니다.)
Lutfiyes Shish Kebab 위치
338 Wyndham street, Shepparton, VIC 3630
'호주 맛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멜번 맛집] 입 맛에 딱! 이었던 KEBOO 케밥 (0) | 2020.03.16 |
---|---|
호주 동네 도넛가게 클라쓰 (in Shepparton) (2) | 2020.02.08 |
호주에서 참외가 먹고싶다면! (feat. Hello Melon) (0) | 2020.02.05 |
호주 아이스크림 콘 추천/후기!(feat. Drumstick Minis) (2) | 2020.02.02 |
빅토리아 쉐퍼튼(Shepparton) 카페 (feat. Gb Coffee) (3) | 2020.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