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ong입니다.
저희가 사는 곳은 멜버른에서 차량으로 두시간 반정도
이동해야 갈 수 있는 작은 동네 쉐퍼튼입니다.
며칠전부터 도넛이 너무 먹고 싶어서 구글링을 해봤습니다.
마침 구글 평점이 매우 높고 리뷰도 좋은 도넛가게가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한참을 벼루다가 오늘 드디어 휴가를 받고 갈 수 있게 되었네요.
구글 평점 4.8/5
이 정도면 가기전부터 기대하게 만드는 점수입니다. 허허
마침 마트에 가서 장볼일도 있었는데 위치도 마트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있네요.
자세한 위치 및 가게 정보는 글 아래를 참조해주세요.
심플한 모습의 가게 외관입니다. 불이 꺼져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진짜로 불이 꺼져있는 겁니다. 분명 오픈시간에왔는데 불이 꺼져있어 당황스러우실 수도 있습니다만, 닫혀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동네 대부분의 가게들은 낮시간에는 최대한 자연광을 이용해 가게운영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더라구요. 대부분의 가게들이 밖에서 봤을 때 안이 저렇게 어둡습니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보면 최소한의 불만 켜져있고 모든게 잘 보입니다.
가게안을 좀 찍어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작은 가게안에 얼마나 사람들이 많던지, 북적북적한 사이에 정신없어 찍지 못했네요. 아직 미숙합니다. 허허
하지만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북적이는 사람들로 단번에 이 집이 맛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기대감은 더 커졌습니다.
풍성하게 진열돼있는 도넛을 보자마자 군침이 돌았습니다. 메뉴는 크게 두 분류로 나누어 놨습니다. 크런치한 설탕코팅이 매력적인 글레이즈드류 도넛과 부드러운 크림이 꽉차있는 크림류 도넛이 그 것들입니다. 라임글레이즈드, 파인애플 글레이즈드 그리고 바닐라 글레이즈드 등 여러 종류의 글레이즈드 도넛과 전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종류의 크림 도넛들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종류가 많은 도넛들을 보면 행복합니다. 오늘 먹게될 도넛은 오늘 나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줄테고 오늘 먹어보지 못한 도넛은 미래의 하루들을 기다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여자친구와 고심끝에 고른 도넛 네개입니다.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이 보이는 아름다운 비주얼입니다.
특이 레몬머렝은 도넛이아니라 보석같네요. 맛이 더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마일드 한 단것부터 당도를 높여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시나몬롤이 가장 마일드해 보이죠.
오늘 가장 행복한 일을 꼽으라면 이 집의 시나몬롤을 알게되었다는 사실을 꼽을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행복'한 맛이였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반죽이 제대로 튀겨졌고 그 위에 딱 알맞은 양의 설탕코팅이 반죽을 단단히 감싸고 있습니다. 한입 베어물면 반죽 사이사이로 묻어나오는 시나몬 파우더는 은은하면서도 매력적으로 설탕의 단맛을 부드럽게 누르며 입과 코를 즐겁게 만듭니다. 그야말로 시나몬롤의 정석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평범해 보이지만 가장 특별한 맛을 지닌 시나몬롤이였습니다. 저와 제 여자친구 모두 감탄을 멈추지못하고 먹었네요.
가장 달 것 같은 누텔라를 후순위로 밀어둔 채 캐러멜과 레몬머렝 둘 중 어떤 것을 먼저 먹을까 고민한 끝에 산미 돋는 레몬을 가장 단 것 이전에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로 선택된 도넛은 케러멜 볼.
한입 베어물고 난 뒤의 단면을 찍는 버릇을 좀 들여야겠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 찍는걸 또 깜빡하게 됐네요. 허허
이 케러멜 볼은 '반전'이라는 단어로 묘사되기에 적합할 것 같습니다. 안에는 캐러멜 청크가 가득 들어있고 도넛위에는 화이트 초콜릿 코팅과 그 위로 초콜릿 소스와 너트가 뿌려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화이트 초콜릿과 케러맬을 그다지 즐겨먹는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둘이 만나니까 각각의 단점들을 보완하며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 내더군요. 화이트초콜릿이 지니고 있는 애매모호한 맛의 설탕향을 캐러멜의 너티한 향이 보완해주고 캐러멜의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는 향을 화이트 초콜릿의 단맛이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화이트 초콜릿과 캐러멜 사이로 초콜릿소스의 익숙하고 반가운 카카오의 맛이 그 둘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켜준 도넛입니다.
다음으로 산미를 지닌 레몬머랭의 차례.
잘만들어진 도넛반죽안에 레몬잼이 가득하고 화이트초콜릿 글레이즈 위로 머렝쿠키가 얹어져있습니다. 반짝거리는 것들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먹어볼 걸 그랬습니다. 아마 브라운 슈거를 녹인 후 굳힌다음 잘게 부순 것들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이 도넛은 이집이 설탕을 정말 잘쓴다는 생각을 갖게 해줬습니다. 자칫 레몬향이 강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메뉴인데 알맞은 양의 화이트 초콜릿과 적당히 달며 기분좋은 산미를 가진 레몬크림과 도넛속의 레몬잼의 조합은 환상이네요.
다음은 마지막 '누뗄라'
누뗄라 크림이 빼꼼히 위로 나와있습니다. 안에 얼마나 많은 누뗼라가 들어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마지막순간에 단면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뗄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추천할만한 도넛입니다. 하지만 저와 제 여자친구는 누뗄라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단것이 첫번째 이유고 끈적이는 질감이 그렇게 기분좋은 질감으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먹은 것들중 워스트를 꼽자면 이 도넛이 되겠습니다. 허허
하지만 빵은 역시 잘 만들고 잘 튀기네요. 그리고 누뗼라 잼의 끈적이는 질감을 보완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반죽에 약간의 층을 내어 씹는 맛을 더 살렸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쉐퍼튼은 도시라고 불릴만한 규모는 맞지만 대도시는 아닙니다. 많은 거주자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비교는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저의 느낌상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과 비교했을때 경기도 양평정도의 규모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시 규모가 작다고는 하지만 곳곳에 정성을 다해 만든 요리를 파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도 그 정성을 느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끝으로 손님 한사람 한사람 반갑게 맞이하고 궁금한 도넛에대해 질문을하면 친절하게 대답해주신 주인 할아버지 사진과 함께 마무리 짓겠습니다. 할아버지의 푸근하고 너털한 웃음이 다시 또 그곳을 찾게 만듭니다. 왜 이집이 쉐퍼튼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맛있는 호주를 음탐해보겠습니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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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및 영업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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